전세 시장이 불안하다. 전셋값의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전셋값은 2020~2021년 2년간 전국적으로 20% 넘게 올랐고 수도권은 30%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는 43% 올랐다. 주거유형으로는 아파트, 지역으로는 수도권이 전셋값 상승을 주도한 것이다.기세등등하던 전세 시장은 2022년 돌변했다. 2022년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은 전셋값 폭락을 불러왔다. 미국발 금리 상승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끌어올려 전세가를 급락시킨 것이다. 이른바 ‘역전세난’이다. 역전세난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발표됐다. 지난 2월 7일 발표된 이 법령은 ‘1기 신도시 특별법’으로 통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분당, 일산, 평촌 등 수도권 제1기 5개 신도시의 재건축을 약속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법 시행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도 서울 밖에도 용적률 500% 초고층 들어선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도 있다.필자는 이 기사를 읽은 뒤 실망했다.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내용이 부실해 읽은 보람이 없어서였다. 별볼일 없는 기사에 ‘낚인’ 셈이다. 소득이 있
최근 부동산 시장의 화젯거리는 단연코 ‘빌라왕’이다. 빌라왕 사건은 제도와 법의 허점을 이용한 전세 사기 사건이다. 수백 채의 빌라를 가진 40대 임대업자가 사망하면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수많은 임차인들의 딱한 사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사실은 빌라왕은 실소유자가 아닌 ‘바지 사장’이고 빌라왕이 전국적으로 하나둘이 아니라는 거였다.사건이 터지자 정치권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뒷수습에 나섰다. 주인공은 바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심 의원은 지난 1월 12일 ‘주택임대차보호법’ ‘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다. 지지율 상승은 대통령의 강성 노조에 대한 원칙적 대응에서 비롯됐다고들 한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지지율이 40%를 넘어서자 역대 정부가 꺼려왔던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등에도 착수한 듯하다. 연금개혁은 지난 문재인 정부는 처음부터 시작할 생각이 없었고, 같은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 추진하다가 흐지부지되었던 이슈다. 기존 정치권력은 미래 세대를 생각하면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권력 기반 약화를 부르고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회피했다. 정치가 직업인 ‘정
얼마전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경매 기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모두 알 만한 유명 아파트의 경매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취득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자기 집을 ‘뺏길’ 수밖에 없었던 40대 가장의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오직 부동산 한탕을 노린 인간의 탐욕이 일으킨 재앙이라고 비난할 수 없다.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기 전에 주인이 주택을 헐값에라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와 서울시가 박탈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쳐놓은 토지거래허가제라는 철벽 규제가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 기회를 원천
오세훈 서울시장이 메가시티 서울에 걸맞은 도시계획 정책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오 시장의 정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임 시장의 아파트 ‘35층 규제’를 풀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35층 초과 건축 금지라는 시대착오적 규제를 철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이라는 개념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비욘드 조닝은 단어가 의미하듯이 기존 ‘용도지역(zoning)’의 제약을 넘어서겠다는 발상이다. 오 시장은 직주근접이라는 표현 대신 직장과 주거지를 뒤섞어 개발하는 ‘직주혼합’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는데 직주혼
정부는 최근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9%로 정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는 정도를 말한다. 올해의 공동주택 현실화율이 71%이므로 2020년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정부가 서둘러 공시가 현실화율을 낮춘 이유는 무엇인가. 종부세 등 세금 부담이 커진 납세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지금 종부세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작년 대비 올해 주택분 종부세를 내야 하는 대상자와 세액이 폭증한 탓이다. 올해 종부세를 납부해야 하는 대상자는 120만명으로 작년보다 27만명 증가했다. 5년 전 수치(33만명)의 3.6배이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완화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를 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DSR) 규제가 버티고 있어서 정부의 대책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금지 해제도 마찬가지다. 특정 가격을 넘어선 규모의 대출을 금지하는 규제가 위헌 소지가 있어서 해제한 것이지 DSR 규제가 유지되는 한 실질적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급랭한 부동산
자산시장이 혼란스럽다. 금리가 급등한 탓이다. 수급의 변화가 없다면 이자율이 오를 때 부동산, 주식, 채권의 가격은 하락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가격은 떨어졌지만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관투자자들은 보유자산 가격이 폭락하면 손실 확대를 피하기 위해 동반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평균과 비교해 실적 평가를 받는 속성 때문에 조금만 견디면 원상회복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던지는 것이다. 개인은 다르다. 버틸 여유가 있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버티면 된다. 하락한 것은 가격이지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격
집값 폭락 여부가 화두다.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가 급락했으니 다음 차례는 집값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언론이 거의 매일 집값 동향 기사를 싣는다. 2021년 미국의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였는데 최근 6.7%로 급등했고 일부 상품은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7%를 넘어섰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최근 7%를 돌파한 상품이 출시되어 집값 하락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금리 상승이 집값 하락을 일으키는 이유는 할인율, 즉 금리가 상승하면 자산 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7% 돌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포기한 것 같다. 최근의 움직임이 이를 시사한다. 아파트 공급 규모가 늘어나는 효과를 연출하려고 언제 입주할지도 모르는 사전청약을 시행한 것이 일례다. 그 결과 아파트 사전청약 물량은 기존 6만2000가구에서 16만3300가구로 늘어났고, 서울의 사전청약은 4000가구에서 1만3900가구로 증가했다고 한다. 2015년 기준 서울의 총가구 수는 378만5000 가구이며 자가점유율은 41.1%(159만5000가구)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1만3900가구를 사전청약한다고 해서 서울의 주택부족을 해결할 수 있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다시 구설에 올랐다. 국민에게 부동산 ‘훈수’를 많이 둔 탓이다. 그는 지난 7월 21일 관계장관 부동산 대책회의에서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계약 갱신율이 77%에 달한다”고 자화자찬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를 찾아내 반드시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의 글이 순식간에 3000명의 동의를 받은 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주장이었다.홍 부총리의 망언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얼마 전 부동산 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수급요인보다 막연한 상승 기대심리, 투기수요, 불법거래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면